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비는 관광객에게 상당한 방해꾼이다.
그래서 일정을 확 줄이는 대신 어제 알아두었던 바다 수영에 도전하기로 했다.
8시 반쯤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어제 너무 피곤해서 9시간은 넘게 잤더니 오늘은 상쾌했다.
아침 식사 준비 테이블.
빵 잼 견과류 사과 오렌지 주스. 근데 빵이 맛이 없어서 많이 못 먹었다.
오늘은 시티라이트 서점과 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를 구경하고, 수영을 할 계획이다.
10시 쯤에 숙소를 떠났다.
걸어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에 우산을 혹시 몰라서 챙겨왔는데 오늘 드디어 쓸 일이 생겼다.
시티라이트 서점 도착했을 때는 비가 그쳤다. 시티라이트 서점은 1955년에 시작된 미국 독립 서점이다. 정치적인 도서를 많이 다뤄서 그 시절 언론을 선두했던 서점이라고 한다.
현재 미국에 남아있는 독립 서점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서점이다.
서점 정문.
서점 안에는 책이 곳곳에 있다. 옛날 서점 느낌이 물씬 났다. 여기서 책을 구경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어제 숙소에서 만났던 태즈메니아 아주머니와 아들을 또 만났다. 그래서 얘기를 좀 나누다가 오늘 수영하러 간다고 했더니 갔다와서 어땠는지 얘기해 달라고 했다.
밥딜런과 앨런 긴즈버그, 미국 가수와 시인이다. 밥 딜런은 가수이지만 노벨 문학상을 받기도 하였다.
서점은 푸근해서 책을 읽고 싶어지게 하는 장소였다. 서점은 크진 않지만 지하도 있고 2층도 있었다.
시티 라이트 서점에서 5분만 가면 바로 트렌스아메리카 피라미드가 보인다.
트렌스아메리카 피라미드 입구.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뭔가 복잡해보여서 들어가진 않았다.
삼각형으로 높이 솓아있어서 금문교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이다.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는 트램.
점심으로 폼페이스 그로또에서 클램 차우더를 먹었다. 샌프란시스코 맛집을 검색하면 거의 클램 차우더 얘기만 나와서 어떤 음식인지 먹어보고 싶었다. 클램 차우더는 조개 스프이다.
메뉴판. Clam Chowder Bread Bowl로 먹었다.
클램 차우더.
오후가 되자 비가 완전히 그쳐서 돌핀 클럽으로 수영을 하러 갔다. 날씨는 14도 정도였는데, 비 온 뒤이고 바람도 너무 많이 불어서 추웠다.
Dolphin Swim & Boat Club 위치.
입구는 문이 잠겨있는데, 계속 서있으니까 수영하려던 회원이 와서 열어주었다.
회원이 아니면 10달러의 사용료를 내야한다. 사용료는 따로 누구한테 지불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알아서 봉투에 10달러 넣고 상자에 넣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현금을 들고 가야한다.
그리고 게스트 북에 자기 이름을 쓰면 된다. 수영하다가 사고가 나면 자기 책임이라는 서류에도 사인을 해야한다.
수영과 보트 클럽이라서 보트도 많이 있다. 라커룸도 있고, 사우나, 샤워실도 다 있다. 근데 수건은 자기가 챙겨가야한다.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나머지는 다 자기가 챙겨가야한다. 수영하러 온 사람들은 주민들이 많이 있는데 거의 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다. 근데 수영은 정말 잘한다.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오면 바로 해변이다. 나는 바다 수영이 처음이었는데 15분 정도 밖에 못했다...(사진에 보이는 첫번 째 데크 넘어가고 바로 다시 돌아왔다) 맨날 수영장에서만 수영하다가 바다에서 수영하니 확실히 거칠었다. 우선 물이 너무 추웠고, 물 속이 하나도 안보여서 얼마나 깊은 줄 모르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하더라. 그리고 어쩌다가 물을 마시면 수영장 물이 아니라 바닷물이 차갑게 몸으로 들어와서 당황하게 된다. 바다라서 몸이 훨씬 잘 뜨고 파도도 방파제가 막아주고 있어서 수영 조건은 좋았는데, 추운게 너무 컸다. 나중에 같이 수영한 할아버지가 말해줬는데, 바다 수영은 귀마개와 수영모가 필수라고 한다. 체온 유지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그래서 보니까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수영모와 귀마개를 하고 있었다. 나는 하필 애리조나에 수영모를 두고 왔다ㅠㅠㅠ
솔직히 더 하고 수영하고 싶었는데 너무 추워서 15분 만에 실내로 들어왔다. 원래 샤워만 하고 바로 숙소로 가려했는데, 너무 추워서 자연스럽게 사우나로 가게 되더라. 사우나에서 할아버지가 바다 수영이 처음인데 첫 번째 데크까지 갔다니까 그거면 된거야 라고 말했다. 그래도 이번에 한 번 경험해 봤으니 다음에는 더 쉬울 것이다.
2시 쯤에 수영을 마치고 패리스 오브 파인 아트로 출발했다.
Palace of Fine Arts 위치.
새가 많았다.
나무를 잘 꾸며놓고, 경치도 좋았다.
궁전도 정말 크다.
새가 정말 많다.
구경하러 온 사람도 꽤 있었다.
지금은 약간 무너진 궁전인데, 무너지기 전에는 정말 예뻤을 것이다.
산책하기 좋다.
저녁에는 금문교에 걸쳐지는 석양을 보러 갔다. 근데 안개가 너무 끼고 하필 비가 와서 석양은 보질 못했다.
비바람이 불어서 크리스마스 트리도 꺾였다.
비오는 금문교. 날씨가 안좋아서 너무 아쉽다ㅠㅠ
밤이 되니 금문교에 불이 들어왔다.
금문교 야경.
Crissy Field라는 곳에서 야경을 봤는데, 비가 와서 여경 보러 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Golden gate bridge.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그리고 저녁에 숙소 주방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오늘 오전에 만난 태즈메니아 가족을 또 만났다. 계속 만나다 보니 친해져서 여러가지 많이 물어봤다. 아주머니 이름은 Tanya이고 가족여행을 왔다고 한다. 오늘은 그녀의 딸을 만났다. 13살이었다. 호그와트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나도 해리포터 좋아한다고 얘기했다. 태즈메니아는 호주 아래에 있는데 나는 이 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고슴도치를 매우 쉽게 볼 수 있다고 했다. 고슴도치는 영어로 Hedgehog인데 그 단어를 몰라서 사진을 보고 알았다.ㅋㅋㅋ 태즈메니아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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